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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y Life

삼각섬유연골복합체 TFCC 파열 통증 연세세브란스 최윤락 교수님 수술 당일 후기 1일차

*손목을 다치게 된 계기 및 통증 그리고 수술예약까지*

*수술 전 준비물 입원절차 후기*


수술 당일

수술순서가 당일에 결정된다고 하는데 혹여나 오전에 수술할까 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샤워부터 했다.손에 링거를 아직 꽂지 않아서 편하게 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계속 대기했는데 아침식사 배식이 시작되고 금방 수술 들어갈테니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어~ 하며 버텼다.9시쯤 되어서 주사꽂아주는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링거줄을 연결해 주셨는데 한 방에 꽂아주셔서 신기했음ㅎㅎ보니까 링거만 전문으로 하는 간호사선생님이 계신 눈치였음.

 

 

 

 

초록색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양갈래 머리 한 뒤 기다리라고 하셔서 대기하는데 진짜 너~무 안 부르셔서 결국 여쭤보러 간호사실로 향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응급수술로 인해 대기시간이 꽤 길어질 것이란 답변을 들음..(수술 3번째였음)

 

그래서 간호사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아무것도 못 먹는 나 때문에 함께 굶고 있던 남편을 꼬셔서 1층 편의점으로 내려갔다.

(1층에 푸드코트가 있는데 나는 옷차림때문에 입장불가였음ㅠ 그래서 편의점으로..)

 

내 위장 대신 남편 위장 든든하게 채우고 다시 병실 올라와서 또 무한 대기!!

 

15시쯤 이제 곧 수술실에서 콜 올 거라고 준비하라는 간호사 선생님의 말씀에 후다닥 화장실 가서 양치도 하고 오른손 진짜 시원~하게 씻어줬다.

 

수술실로 가는 침대가 도착하고 여기 누워서 이동한다고 했다.

수술실에 보호자 대기실이 없기에 남편과는 16층 엘레베이터 앞에서 인사하고 헤어졌다.

 

 


수술실 이동 그리고 수술

수술실로 내려가는 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5층에 도착하고 나서는 수술 대기실로 이동하는데 그곳에서 30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천장에 어떤 문장이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 문장이 떨리는 마음을 많이 달래줬다.

 

대기하고 있으니 마취과선생님, 정형외과선생님이 오셔서 인적사항과 수술부위를 다시 한번 체크하신 후 침대 그대로 수술실로 이동했다.

 

수술실은 생각보다 포근한 분위기였다.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일줄 알았는데 선생님들 다 친절하게 말 걸어주셔서 긴장감도 좀 내려놓을 수 있었고 마취가 혹시 깰까 봐 걱정하는 나를 달래는 말을 들으며 그대로 기절했다.

 

 


수술 후 

꿀잠 자고 일어나니 수술이 끝나있었다.

수술침대가 아닌 이동식 침대로 옮겨져 있었고 내 목엔 깁스목걸이가 걸려있었다.

 

눈뜨자마자는 괜찮았는데 회복실로 가면서 손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팠다.진짜 이 고통은 어찌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움..

 

간호사 선생님한테 손 너무 아프다고 무통주사 달라고 한 5번은 이야기한 듯..

마취 덜 깨서 앵무새처럼 계속 이야기했는데 방금 주사 달아서 그렇다며 친절히 다 응대해주심ㅠㅠ죄송해욥...

 

어느 정도 정신이 좀 돌아오면서 통증도 더해질 때 병실로 이동한다고 했다.

회복실에서 나와 아까 나를 데려다줬던 선생님이 병실로 이동시켜 주셨는데 가는 동안의 기억은 없다.

분명 눈은 뜨고 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ㅎㅎ

 

내가 병실로 돌아온 시각은 18시쯤이었는데 준비시간, 수술시간, 회복시간까지 총 3시간 정도 걸렸었다.

 

16층으로 올라와서 남편과 만났는데 남편 보자마자 처음 한 말이 '여보 손 너무 아파'였음ㅋㅋㅋㅋ

남편이 이때 나보고 진짜 너무 안쓰럽고 불쌍했다고ㅋㅋㅋㅋㅋ

 

병실에 완전히 자리 잡고 난 뒤 병동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수술복에서 환복 시켜주시는데 기존에 입던 옷은 못 입어서 정형외과에서 입는 옷으로 가져가 주셨다. (어깨부터 손끝까지 단추 달린 옷)

 

그마저도 왼쪽은 어떻게 해서 입었는데 오른손은 들지도 건드리지도 못해서 아예 풀어놓게 되었다.

 

이쯤 되니 배꼽시계가 on 되었는지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고 내가 돌아온 시각은 오후 6시..

오늘 하루종일 굶었고 이미 석식시간이 지나서 저녁까지 못 먹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아까 환복 도와주신 간호사선생님이 석식 신청해 두었고 2시간 뒤에 물 마셔보고 괜찮아지면 밥도 먹으라고 하셨다.

 

전신마취를 해서 2시간은 내장이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목이 너무 말라서 힘들었다.

가져온 거즈에 물 묻혀서 입술 위에 얹어두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입 헹구는 정도는 해도 된다고 하셔서 10번은 헹군 듯ㅋㅋ

 

입 헹구면서 야금야금 물 마시고 무통주사 꾹꾹 누르다 보니 금세 2시간이 넘었다!!

드디어 물도 마시고 밥도 야무지게 먹었는데 빨대 있는 텀블러 아니었으면 물 마시기 상당히 편했다ㅠㅠ

 

왼손에는 링거를, 오른손엔 깁스를 하고 있어서 밥 먹는 게 힘들 수 있었는데 남편이 다 해줘서 무사히 한 그릇 뚝딱했다.

(링거 맞은 손으로 밥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혼자 먹을랬는데 수술 직후 항생제 투입으로 왼손이 진짜 너무 아픔..)

 

하루종일 굶었더니 준비된 석식으로는 모자라서 간호사선생님께 허락받고 편의점 들러 연세빵 맛 별로 먹었다.ㅎㅎ

 

 

 

 

21시쯤 되니 무통주사가 효과가 생기는 건지 통증은 좀 덜했는데 스치거나 만지면 너무 아팠다ㅠㅠ1층에 내려온 김에 정원 구경도 하고 로비 한 바퀴 돌면서 산책했는데 10분도 안돼서 녹다운..마취의 힘은 생각보다 컸다. 

 

그리고 바로 병실 올라오니 오늘 시간이 너무 늦어 회진 못 오실 수 있다던 교수님의 등장!!거의 23시쯤이었다.

 

오셔서 수술이 잘 되었고 척골충돌증후군을 나타낼만한 것은 없어서 찢어진 부분을 다듬도 실로 이어주는 봉합술로 진행했다고 하셨다. 수술 때문에 손이 부어서 깁스가 꽉 끼게 느껴질 수 있으니 얼음찜질을 꼭 하라 하시고 가셨다.

 

얼마안지나 소등하고 모두가 취침했는데 자기 전에 손에 별 느낌이 없어서 얼음찜질 없이 그냥 잠에 들었다.그러고 꿈에서 손이 불타길래 화들짝 놀라서 깼는데 손이 너무 뜨거워서 부랴부랴 얼음팩 가지고 옴..아까 교수님이 말씀하셨을 때부터 얼음찜질을 시작할걸.. 깁스가 워낙 두꺼워서 얼음팩의 냉기가 손으로 하나도 전달이 안되었다.

 

그렇게 가져온 인형에 얼음을 받쳐두고 잠에 들었다.

 

 

팔이 ㄴ자로 깁스가 되어있기 때문에 팔을 받쳐주는 인형이 없었다면 그날 밤샜을지도 모른다..ㅎㅎ

나의 어피치는 깁스를 풀 때까지 계속 이용했다.

 

 


수술 다음 날 퇴원

밤새 불타는 손을 붙잡고 잠을 설쳤다.

어젯밤 얼음팩을 이용하고 아침 먹을 때도 수술부위가 너무 뜨거워서 얼음팩을 놓지 못했는데 퇴원이라니..

 

9시쯤 되어서 무통주사를 먼저 제거하고 이후에 링거를 꽂아주셨던 선생님이 오셔서 링거를 수거해 가셨다.

 

11시쯤 퇴원 안내를 해주시는데 2주 후 외래진료 예약과 중간에 새로운 드레싱을 할 경우를 대비해 작성해 주신 소견서도 함께 챙겨주신다. 아, 2주 분량의 많은 약도 함께.

 

퇴원하려면 우선 수납부터 해야 하는데 3층까지 갔다 오긴 귀찮았고 MY세브란스 어플로 수납이 가능하다길래 병실에서 모든 것을 다 끝냈다.

 

남편과 짐 바리바리 챙겨 들고 161 병동 선생님들께 인사도 잘하고 퇴원했다!

 

 

 

 

우리는 자가용을 이용해서 이동했는데 집까지 오는 동안 도로상태가 어떤 지 오른손으로 다 느껴졌다.

조금만 덜컹거려도 그 충격이 손으로 고스란히..ㅎㅎ

덕분에 남편이 운전하는 동안 내 신경 쓰느라 고생했다ㅠ

 

집에 도착해서 짐도 못 풀고 둘 다 기절했다.